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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오현시 녹직진에 위치해 있으며 2500년의 문명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원전 503년에 설립된 거금 1495년 역사의 녹직보성사(角直保聖寺)는 국무원이 첫 번째로 공표한 일급 중점문물 보호 기관으로서 녹직보성사(角直保聖寺) 내에는 당대의 유명한 소조가 양혜지(楊惠之)가 빚은 구존점토 나한상이 오랜 시간을 견뎌내 잘 보존되어 있다. 물과 다리가 많은 것이 녹직진의 특징이다. 녹직의 역사를 통해 “다리의 도시”라는 명칭을 향유할 수 있으며 1평방 미터의 고진구역에는 송, 원, 명, 청대의 석조 아치형 다리 72개 중 각기 다양한 모습과 특색 있는 고전의 옛스러움 그대로 현재 41개의 다리가 남아 있다.
쟝쑤성(江蘇省) 쿤산시(昆山市)의 하단에, 쑤저우(蘇州)에서 동남쪽 25km 지점에 위치한 녹직(?直)은 강남의 6대 고도 중 하나로 꼽힌다. 당(唐)대 시인 육귀몽(陸龜蒙, 호는 甫里) 선생이 이 곳에 은거하면서 ‘보리’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한다. 고진 면적은 약 1㎢, 보호구 면적은 4㎢ 정도이다. <보리지(甫里志)>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고진 서편에 ‘보리연못’이 있어 원래 보리라고 불렸다. 동편에 여섯 곳으로 통하는 항(港)이 있었는데 그 물의 흐름이 도도하여 ‘?’자 형상을 띄었다고 한다. 이것을 보고 ‘?直’이라고 바꿔 부르게 되었다. 나는 본래 저녁에 나설 계획이 없었으나, 문득 보슬비가 내리는 운치있는 밤으로 물든 마을 풍경이 떠올라 이내 결정을 내려 버렸다. ‘녹직’으로 가자.
전에 가 본 적이 있는 달성여관(達聖客?)에 여장을 풀었다. 한 칸에 80위안(元) 하는 표준객실은 꽤나 낡아 있었고 그리 싼 편이라 여겨지진 않았지만 깨끗히 정돈돼 있었다. 주인의 웃음소리는 소박한 시골 사람의 그것이었고, 문 앞에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건물 전체가 나무로 지어져서 걸을 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났지만 이것이 도리어 마을의 운치를 더하는 듯했다.
녹직의 밤은 원시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이곳을 ‘강남 제일의 수향(水鄕, 물의 고장)’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기왕에 밤에 왔으니 산책을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비는 마치 분가루를 뿌린 듯 가뿐하게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우산도 없이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디딤돌로 이어진 길을 걸었다. 고요한 강변을 따라 비스듬히 걸린 홍등이 붉은 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왜일까? 삼삼오오 짝을 지은 행인들이 마치 옛날 사람들인양 이 밤에 고풍스런 분위기를 더했다. 마을은 이렇게 밤을 넘고 있었다.
마을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도시로 나갔다. 밤이 깊은 녹직은 내 곁의 오랜 반려자처럼 일찌감치 깊은 잠에 빠졌다. 때문에 행인도 거의 없고 강변에 짝을 지은 연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누각 옆에 놓인 주인 없는 긴 나무 의자가 유독 깨끗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물가 양측으로 수 많은 디딤돌이 물을 향해 잇따라 있는데 이것을 밟고 내려가 배를 탈 수 있다고 한다. 긴 세월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오면서 파랗게 이끼가 낀 푸른 돌을 보노라니, 순간 인간의 생이 한없이 짧게 느껴졌다. 한밤 중이므로 낮에 여행객들을 실었던 쪽배들은 대부분 향민들의 집집마다 깔아 놓은 디딤돌 위에서 가느다란 끈으로 아무렇게나 가까운 나무에 메인 채 쉬고 있었다. 배는 물 위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고요 속에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작은 물길을 따라 몇 걸음 걸으면 물 위를 가로지른 작은 다리들을 볼 수 있다.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여러 모양의 돌다리들을 마음대로 건너보거나, 아니면 다리 위에 멈춰 서 바람을 쏘이면서 저 멀리 다리 위를 오가는 행인들을 바라보노라면 이 여름날 밤 강남의 질박한 운치가 가슴 속으로 서서히 파고드는 즐거움을 피할 길이 없다.
물을 옆에 두고 사는 사람들은 가장 행복한 이들이 아닐까? 일이 없는 날이면 푸른 물과 연인을 벗삼아 갓 볶아낸 차를 우려내 마시고, 이 때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운치를 더할 것이다. 여기에 밤 바람 속에 묻어오는 저 멀리 붉은 불빛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나날들이 또 있을까?
수 없이 교차되어 뻗어 있는 물길 외에 눈길을 끄는 것은 오랜 건축물과 좁고 길게 뻗어 있는 골목길이다. 가는 비 속을 걸으며 바라본 깊은 밤 속의 낡은 건물들의 색깔은 짙은 푸른 색이었다. 수없이 줄지은 어두운 색의 문들을 지나치노라니 “이 문들 뒤에서 오래 전, 혹은 현재 무언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깊은 베일에 쌓인 듯한 이곳 강남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먼길을 마다않고 찾아오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좁고 깊은 골목을 계속 걷다보면 꽃처럼 고운 처녀와 마주칠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이기도 한다.
골목 안으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 중 공간이 큰 것은 창을 열고 담뱃불을 붙힐 수 있는 정도다. 길가로 트인 문은 대부분이 민가의 대문이거나, 몇몇은 부호의 내실로 통하는 입구같이 보인다.
어둡고 좁은 골목 안에 줄 이은 대문들을 지나 끝까지 가면 일가의 작은 정원이 나타난다. 드물게 여러 가구가 함께 쓰는 듯한 도화원처럼 꾸며 놓은 큰 정원이 나타나기도 한다.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걷노라면 습기가 찬 부드러운 이끼가 발에 밟히기도 한다. 나가는 길을 급히 찾을 필요가 있을까? 푸른 기와로 덮힌 집들이 줄을 이은 좁은 골목을 고민없이 그저 서서히 걸어보는 재미를 한번 느껴보라!
수향의 새벽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 둘째 날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상쾌한 공기를 뚫고 나가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바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연로한 노인들로 채소를 사거나 강변에서 이를 닦거나 하고 있었다. 일찍 가게를 열기 위해 일어난 젊은이도 있다. 강남의 작은 마을의 고요함이 비로소 깨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날은 여전히 흐렸지만 나는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안락한 여유로움과 나의 생활은 참 많이도 동떨어진 것이기에 사진으로라도 남겨 기념하고픈 심정이었다. 출처：《금교》2006년06월 작자：글/탕진쑹(唐勁松) - http://www.cn-kr.org/ReadNews.asp?NewsID=747